며칠 전부터 자꾸 피곤하고, 예전만큼 운동해도 힘이 붙지 않고, 이유 없이 의욕이 떨어진다면 남성 갱년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갱년기는 여성만 겪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서서히 줄어들며 비슷한 변화를 겪습니다.
호림랩의 다른 갱년기 글들이 여성 갱년기(폐경)를 다룬다면, 이 글은 남성에게 찾아오는 갱년기에 초점을 맞춘 별도의 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남성 갱년기가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진단하고 관리하면 좋은지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남성 갱년기 한눈에 보기
시작 시기 :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시작되어 40대 후반~50대에 증상이 본격화됩니다.
감소 속도 : 30대 이후 매년 약 1%씩 완만하게 감소합니다. 여성 폐경처럼 짧은 기간에 급격히 진행되지 않습니다.
진단 기준 : 오전 채혈로 총 테스토스테론을 2회 이상 측정해 350ng/dL 이하이면서 관련 증상이 동반될 때 진단합니다.
유병률 : 유럽 남성노화연구(EMAS)에 따르면 40대 0.1%, 50대 0.6%, 60대 3.2%, 70대 5.1%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남성 갱년기란 무엇인가요
의학적으로는 후기 발현 성선기능저하증(late-onset hypogonadism)이라고 부릅니다. 나이가 들면서 고환에서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라이디히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남성호르몬 수치가 서서히 낮아지는 상태입니다.
여성 갱년기와 가장 큰 차이는 진행 속도입니다. 여성은 난소 기능이 폐경이행기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걸쳐 정지하지만, 남성은 특정 시점에 기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아주 완만하게 줄어듭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시작됐다”고 명확히 말하기 어렵고,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성 갱년기가 궁금하다면 갱년기란 무엇인가? 여성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변화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왜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까요
자연스러운 노화
고환의 테스토스테론 생산 세포(라이디히세포) 기능이 30대 후반부터 매년 약 1%씩 자연스럽게 감소합니다.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비만, 제2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만성 스트레스, 과음, 운동 부족 등은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더 빠르게 만듭니다. 특히 복부비만은 테스토스테론을 낮추고, 낮아진 테스토스테론은 다시 복부지방을 늘리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남성 갱년기의 대표 증상
증상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타납니다.
| 영역 | 대표 증상 |
|---|---|
| 성적 증상 | 성욕 감소, 야간 발기력 저하, 발기부전 |
| 육체적 증상 | 근력·근육량 감소, 복부 지방 증가, 골밀도 감소, 체모 감소, 피부 탄력 저하 |
| 정신·심리적 증상 | 피로감과 무기력, 집중력 저하, 우울감, 의욕 저하, 수면장애 |
여성 갱년기와 무엇이 다를까요
여성은 폐경 전후 몇 년 사이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고 거의 모든 여성이 이 과정을 겪는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반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 평생에 걸쳐 완만하게 줄어들 뿐, 모든 남성이 증상을 동반하는 임상적 남성 갱년기로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즉 테스토스테론 수치 자체는 누구나 나이 들면서 낮아지지만, 실제로 진단·치료가 필요한 수준까지 떨어지는 경우는 일부라는 뜻입니다.

자가진단, 이런 증상 있다면 의심해보세요
다음은 해외에서 널리 쓰이는 남성 갱년기 선별 설문(ADAM 설문)을 바탕으로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 하나씩 확인해보세요.
- 성욕(성적 욕구)이 줄었다
- 기운이 없고 쉽게 지친다
- 근력이나 지구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
- 키가 줄어든 것 같다
- 삶에 대한 즐거움이 줄었다
- 이유 없이 슬프거나 짜증이 자주 난다
- 발기 강도가 예전만 못하다
- 최근 운동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리다
- 최근 업무 능력이 떨어졌다
이 중 ①번(성욕 감소)이나 ⑦번(발기력 저하) 중 하나라도 해당되거나, 전체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테스토스테론 저하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 이 체크리스트는 선별용 참고 도구일 뿐 확진 검사가 아닙니다. 민감도는 높지만 특이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실제로는 정상인데도 해당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혈액검사로 확인해야 합니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요
오전 11시 이전에 채혈해 총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2회 이상 측정합니다.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관련 증상이 동반될 때 남성 갱년기(테스토스테론 결핍)로 진단합니다. 미국비뇨기과학회(AUA)는 약 300ng/dL, 유럽비뇨기과학회(EAU)는 약 350ng/dL(12nmol/L) 전후를 참고 기준으로 제시하지만, 수치 하나보다 증상 동반 여부와 반복 측정이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비만이거나 성호르몬 결합 단백질(SHBG) 수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총 테스토스테론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워 유리 테스토스테론(Free Testosterone) 수치를 추가로 측정하기도 합니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TRT), 효과와 주의할 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고 증상이 뚜렷할 때는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TRT)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성욕과 성기능 개선, 근력과 골밀도 개선, 기분 개선 효과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다만 적혈구 증가증(다혈구혈증), 수면무호흡 악화, 여성형 유방, 부정맥 위험의 소폭 증가(TRAVERSE 연구에서 치료군 5.2% vs 위약군 3.3%) 같은 부작용은 여전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TRT는 반드시 전문의 처방과 정기적인 혈액검사 하에 진행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TRT가 심혈관질환이나 전립선암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그러나 2023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시험 TRAVERSE(심혈관질환 위험이 있는 45~80세 남성 5,246명 대상)에서 테스토스테론 치료군과 위약군 간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전립선암 발생률도 비슷했습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2월 미국 FDA는 테스토스테론 제품의 심혈관 위험 관련 블랙박스 경고문구를 삭제했습니다.
이런 경우엔 병원을 방문하세요
- 성욕 저하나 발기부전이 지속될 때
- 이유 없는 피로감이나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 근력 저하가 뚜렷하게 느껴질 때
-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이 있으면서 위 증상까지 겹칠 때
남성 갱년기, 이렇게 관리해보세요
근력운동 병행하기
근력운동은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근육량 모두에 도움이 됩니다. 근육이 수명을 결정한다 — 근감소증 예방 가이드 글과 근감소증 자가진단 — 나는 근육을 얼마나 잃고 있을까? 글도 함께 참고해보세요. 꼭 TRT를 하지 않더라도 운동과 함께 단백질 섭취, 왜 나이 들수록 중요할까? 글에서 다룬 것처럼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근육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체중 관리
복부비만은 테스토스테론을 더 낮추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체지방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개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관리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수면무호흡증은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앞당깁니다. 스트레스가 노화를 앞당길까? 과학이 밝힌 만성 스트레스의 위험 글을 참고해보세요.
절주와 금연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테스토스테론 생산을 방해합니다. 술과 담배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남성도 자신의 몸의 변화를 이해해야 합니다
남성 갱년기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참고 넘기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이해하고, 필요하면 비뇨의학과나 남성갱년기 클리닉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위 체크리스트에서 3개 이상 해당되셨나요?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른 독자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세어보기 번거로우셨다면, 남성 갱년기 자가진단 테스트에서 항목을 체크하면 자동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갱년기에 좋은 음식 10가지」를 통해 테스토스테론 유지와 근육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단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남성 갱년기는 모든 남성이 겪나요?
테스토스테론 수치 자체는 나이 들면서 누구나 서서히 감소하지만, 증상을 동반하는 임상적 남성 갱년기로 진행하는 비율은 일부입니다. 유럽 남성노화연구(EMAS)에서는 40대 0.1%에서 70대 5.1%로 나이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몇 살부터 시작되나요?
30대 후반부터 테스토스테론이 매년 약 1%씩 서서히 줄기 시작해 40대 후반~50대에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테스토스테론 보충요법은 안전한가요?
2023년 NEJM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시험(TRAVERSE)에서 심혈관질환·전립선암 위험이 위약군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적혈구 증가나 수면무호흡 악화 등의 부작용은 있을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처방과 정기 검사 하에 진행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남성갱년기」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남성 갱년기」
- TRAVERSE 임상시험,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23
이 글은 신뢰할 수 있는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건강 정보입니다. 개인의 증상과 건강 상태에 따라 진단과 치료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비뇨의학과 등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